[식물] 돌나물(돈나물) 키우기 – 1

▶ 식물키우기가 취미입니다.

저는 2023년도부터 식물을 키워왔습니다. 관상용이 아닌, 키워서 먹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요.

이 목표에 따라 토마토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다양한 식물(엽채류, 과채류 등..)들을 키웠지요. 그러면서 주말농장도 잠깐 체험해보고, 해외직구로 씨앗을 구매해보기도 하는 등 살면서 한번도 안해본 것들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2023년 3월 23일의 사진.

이런저런 시도 후, 아직도 명확한 답을 내리지는 못했으나 그래도 이 취미에 대한 결론을 내려보자면 제 삶에 있어서 꽤나 흥미롭고, 지켜보는 재미가 있고, 또 가끔 먹는 재미도 있는 그런 취미로 자리잡은 녀석이라 할 수 있겠네요. 매 겨울마다 ‘내년에는 안해야지’ 싶다가도 봄만되면 ‘그래도 해볼까?’ 하면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잊을만하면 돌아오는 취미라고 할까요.

올해도 결국 시작했습니다. 식집사들 사이에서는 봄만되면 생기는 병이라고 하죠. 이름하여 ‘파종병’. 추운 날 가고, 날이 좀 따뜻해진다 싶고, 들판에, 산에 초록초록한 새순이 보이면 씨앗을 뿌리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는 병이기도 합니다.

▶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가?

올해는 ‘좀 많이 먹어보자’가 목표입니다. 샐러드로도 좋고, 생으로도 좋고, 차로도 좋고요. 사실 지금까지 많은 식물을 키웠지만, 먹었다고 말하기에는 애매합니다. 좀 먹을라하면 꽃이 폈거든요. 그래서, 가장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식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오늘의 주제인 ‘돈나물’을 키워보기로 했습니다.

들판에 흔히 자라는 그 녀석 맞습니다. 물김치를 담기도 하고, 잘 씻어서 초장에 찍어 먹기도 하는 녀석이지요. 생명력이 강인하기도 하거니와, 물만 주면 알아서 잘 자란다고해서 선택했습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죽으라고 돌 위에 올려놨는데 비가 오니까 뿌리가 자라났다던지, 또 비료되라고 흙 속에 깊이 묻어놨는데 뚫고 나온다던지 등등..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 매력적인 식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어째야겠나요, 키워봐야지요.

▶ 돌나물을 키워보자(첫 번째 방법)

야생의 돌나물을 뜯어와서, 잘 씻어서 흙에 묻어두면 잘 자란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이제 막 겨울을 벗어나서 따뜻해지는 시기라, 야생에서 돌나물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차선책이.. 마트에서 파는 돌나물 팩을 사다가 심는 것이었지요.

2000원인가 했던 것 같아요. 하우스에서 자란 돌나물이고, 심기 전에 불에 불려주었습니다. 일이 있어서 바로 심지 못하고 3일정도 지난 후에 뜯었는데, 싱싱합니다. 10분~15분정도 물을 먹여주었습니다…마는 돌나물인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더라고요. 전후 크게 차이도 없었고요. 이렇게 물을 먹인 돌나물을 심을 계획이었습니다. 2가지 방법으로요.

일단 첫 번째 방법. 통상 삽목하는 방법처럼 상토에 그대로 꽂는 방법입니다. 잎을 다듬을 필요 없이 충분히 물을 먹인 돌나물을, 화분에 그대로 꽂는 것이지요. 다른 식물은 소독이다 뭐다 이런저런 전처리를 해야하는데, 돌나물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뽑아서, 길이가 어느정도 되는 녀석들을 선정해서 촘촘히 꽂아줍니다. 그 결과..

이렇게 2개의 돌나물 화분이 완성되었습니다.

▶ 돌나물을 키워보자(두 번째 방법)

첫번째 방법으로 이미 돌나물을 키울 준비가 되었습니다만, 저는 여기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소문을 한번 검증해보고 싶었던 마음이지요. 지금까지 키웠던 식물 중, 흙 속 깊이 묻어놨음에도 살아났던 식물은 단 한 종류, 민트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애플민트랑 레몬밤은 줄기만 토막내서 던져놓아도 살아남는 괴물같은 생명력을 보여주었는데요. 돌나물도 과연 그럴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화분에 꽂고 남은 돌나물들을 가져와서…

그대로 화분에 묻어버렸습니다. 깊이도 어느정도 깊이요. 다만 확인차 한 녀석만 끄트머리가 살짝 보이게 심어두었습니다. 밖으로 삐져나온 녀석들은 잘 자랄 가능성이 높지만, 흙 속에 묻힌 녀석들은 글쎄요. 한번 두고봐야 할 일이겠습니다.

이렇게 돌나물 키우기를 시작합니다.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궁금하기도 하고, 돌나물 하나 먹자고 이게 무슨 짓인가 하는 현탐도 좀 오긴 했습니다만… 잘 자라면 그것대로 먹을 수 있는 식물을 확보하는 길이고, 잘 안자란다면 호기심 충족하는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해야겠지요.

물만 주면 충분하다고 하는데, 저는 액체비료를 주면서 키워보려고 합니다. 더 풍성하게 자라면 더 좋으니까요. 간간히 소식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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